마지막으로 블로그에 글을 쓴지 5년이 지났다. 5년이 이렇게 빨리 지나갔다니 믿어지지 않을 정도다. 개인적으로는 그 동안 많은 일들이 있었는데, 그중 프로그래밍과 개발에 관련한 주제를 공유하기 위해 GitHub에 블로그를 새로 열게 되었다. 새로 바뀐 블로그의 주소는 https://bangjunyoung.github.io이고, RSS 피드 주소는 http://feeds.feedburner.com/github/bangjunyoung이다.
그때 글을 쓰면서 5년이 지나면 무엇이 바뀌어 있을까 재미삼아 예측한 적이 있었는데, 오늘은 진짜로 5년이 지난 지금 얼마나 맞고 틀렸는지 되돌아 보기로 한다.
내가 나이를 5살 더 먹을 것이다. 아…
구글 크롬은 여전히 짜증나는 한글 입력 버그가 있을 것이다.
이 버그는 지금도 간혹 가다 발생하는데, 예전에 비하면 발생 빈도가 크게 줄어든 것 같기도 하다. 임시 해결 방법은 한영 전환키를 몇초간 꾹 눌러주면 된다.
Windows 9는 여전히 인기가 없는데 왜냐하면 모든 사람들이 7만 쓰고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Windows 11 쯤이 되어야 사람들이 서서히 9로 갈아탈 준비를 하게 된다.
Windows 9은 실제로 나오지 않았다(!). Windows 8.1에서 10으로 버전 번호를 건너 뛰더니 10이 마지막 버전 번호가 될 것이라고 한다. 어쨌거나 Windows 10은 7, 8, 8.1보다 여러 모로 크게 개선되면서 대부분의 사용자들이 빠르게 갈아 타게 되었다.
리눅스는 여전히 한글 입력과 표시가 제대로 안될 것이다.
더 이상 리눅스를 쓰지 않는 관계로 이 부분은 확인하지 못했다.
XML을 더 이상 빌드 스크립트로도 쓰지 않게 될 것이다. 스크립트 언어가 아닌 XML을 어떻게든 스크립트 언어로 써보려던 Ant나 MSBuild같은 무리한 시도는 종언을 고하게 된다.
지금 생각해 보면 웃기는 일이지만 저 당시는 몇년간 XML 광풍이 불어서 아무데나 막 XML을 쓰면 최신 기술처럼 간주되던 시절이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결국 XML이 (억지로) 사용되는 분야가 크게 줄었다. 자바/안드로이드 쪽은 Gradle이라는 Groovy 언어 기반 빌드 도구가 Ant와 Maven 같은 XML 기반 빌드 도구를 밀어내고 대세의 한 축로 자리잡게 되었다. .NET 쪽의 경우 여전히 MSBuild와 XML이 기반이지만 빌드 파일 구조는 크게 단순해졌다(프로젝트 파일 크기가 예전보다 반의 반 밖에 안된다). 그외 XML 말고 다른 언어를 스크립트로 쓰는 빌드 도구도 많이 생겨서 여기저기 쓰이고 있다.
HTML5 기반의 웹 앱은 다시 한번 반짝했다가 이내 꺼질 것이다.
이 예측은 완전히 틀렸는데, HTML/CSS/JS 기반 개발 플랫폼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오히려 대세로 자리 잡는 중이다.
Java는 C#의 카피캣 행보를 이어나갈 것이다. 하지만 C#의 우아함까지 베끼는 데는 실패한다.
자바 언어 자체는 5년 동안 거의 바뀌지 않았으니 카피캣 예측은 틀렸다. 밸류 타입 도입 같은 과감한 변화를 기대했었는데 결국 이루어지지 않았다.
C#은 그 강력한 기능에도 불구하고 Java의 아성을 뛰어넘는 데에는 실패한다.
C#은 마이크로소프트의 막대한 투자와 지원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자바의 아성을 뛰어넘지 못하고 있다. 자바의 사용자 기반은 생각보다 굉장히 탄탄해서 5년이 지난 지금도 전세계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언어가 자바일 정도다.
GitHub는 구글이나 마이크로소프트 둘 중 한군데서(아니면 또다른 돈많은 회사?) 거액으로 사들일 것이다. SourceForge는 명맥만 유지하고 CodePlex는 서비스를 접을 것이다.
GitHub은 정말로 마이크로소프트가 사버렸다(!). 그것도 무려 75억 달러라는 거액에 말이다. SourceForge는 이상한 회사로 인수되더니 서비스가 기이하게 변질돼서 아무도 안쓰는 상황이고, 장사 안되던 CodePlex는 결국 서비스를 접었다. 재미있게도 이 부분은 예측이 모두 잘 맞았다.
C, C++, Objective-C 등 낡은 스타일의 언어가 상당 부분 쇠퇴할 것이다.
C/C++는 Rust라는 새 언어로 대체되는 중이고, Objective-C는 Swift로 빠르게 대체되고 있는 중이다.
다음 5년후엔
기술이 너무 급속도로 바뀌고 발전하다 보니 미래 예측은커녕 현재를 따라가기도 벅차다. 그래서 예측은 접어두고 일단은 5년후인 2024년까지 여기서 꾸준히 블로그를 쓰는 것이 목표다. 최종 목표는 내가 알고 있는 모든 지식을 기록으로 남기기.